골목식당 덮죽사건 썸네일

골목식당 덮죽 상표권, 너무 유명해져서 오히려 손해?

골목식당 포항편 덮죽 상표권,  아이러니한 결말!

덮죽 상표의 시작

2020년 7월 15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포항편에서 ‘덮죽‘이라는 메뉴가 전국에 소개됩니다.

그런데 방송 다음 날인 7월 16일, 포항 사장님이 아닌 제3자(선출원인 이모씨)가 먼저 ‘덮죽’을 특허청에 상표출원합니다. 

또한 그해 10월 경에는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메뉴·상표 도용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덮죽 상표권’ 문제는 한때 대한민국의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포항 사장님의 불안해 하는 모습과 백종원씨가 특허청을 방문하는 모습이 TV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전개

덮죽 상표권의 운명은 법원이 아니라 특허청 심사와 특허심판원 심결을 거쳐 확정되었는데, 특허청 심사와 특허심판원 심판을 거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겪게 됩니다.

덮죽 상표사건의 타임라인 그래프

2020.07.16    선출원인이 ‘덮죽’ 상표 선점 출원

2020.10월     프랜차이즈 업체의 메뉴·상표 도용으로 사회적 공분 → 업체 사업 철수

2021.08.02    특허청, 선출원인에게 상표 거절결정서 발송
– 거절이유: 특정인(포항 사장님)의 상품과 오인 혼동 우려가 있는 상표

2021.09.01   선출원인 특허심판원에 불복심판 청구

2021.09.28   포항 사장님 ‘The 덮죽’ 별도 출원

2022.10.11   특허심판원, “새로운 거절이유 통지” — “보통명칭, 성질표시표장이다”

2023.04.05   선출원이 제기한 거절결정 불복심판청구 기각 (거절 확정)

2023.10.04   포항 사장님의 ‘The 덮죽’도 같은 이유로 거절

덮죽 상표사건의 반전

이 사건의 특징은 선출원인 이모씨가 출원한 ‘덮죽’ 상표에 대한 특허청의 거절이유특허심판원의 거절이유가 완전히 달랐다는 점입니다.

특허청의 거절이유


특허청에서는 상표법 제34조제1항제12호(특정인의 상품출처로 인식된 상표와 동일유사하여 출처의 오인혼동으로 인해 수요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선출원인의 상표출원에 대한 거절결정을 하였습니다.

만일 특허청의 거절결정이 이대로 확정되었다면, 2021.09.28 에 포항 사장님이 출원한 ‘The 덮죽’은 등록되었을 것이고, ‘덮죽’에 대한 상표권은 포항 사장님이 갖게 되었을 겁니다.

특허심판원의 거절이유

그런데 특허심판원은 특허청과 전혀 다른 조항, 즉 상표법 제33조제1항제1호, 제3호 및 제7호에 해당하는 상표라서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는 새로운 거절이유를 통지하였습니다. 

  • 제1호(보통명칭) — ‘덮죽’은 죽 관련 상품의 일반적 명칭임
  • 제3호(성질표시표장) — ‘덮죽’은 상품의 형태·모양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표장임
  • 제7호(기타 식별력 없는 표장) — ‘덮죽’은 다수가 이미 사용 중이므로 특정인 독점은 공익에 반함

특허심판원이 이렇게 새로운 거절이유를 통지할 수 있는 이유는,
상표법상 출원상표가 등록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시점은 상표출원시점이 아니라 등록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고, 거절결정불복심판이 청구된 경우에는 불복심판의 심결시점으로 규정되어 있는 점도 한 몫을 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이 새로운 거절이유를 통지한 시점은,
SBS 골목식당에서 ‘덮죽’이 방영된 날로부터 2년 3개월 정도 경과한 때이고, 그동안 선출원 이슈, 프랜차이즈 상표도용 이슈 등으로 엄청난 사회적 이슈가 되어 ‘덮죽’이 너무 유명해져버린 것도 특허심판원의 판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을 생각됩니다.

특허심판원이 언급한 거절이유, 즉 ‘덮죽’이 보통명칭, 성질표시표장, 특정인이 독점하면 공익에 반하는 표장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선출원인 이모씨의 출원상표에 대한 거절결정이 확정됨으로써, 이후에는 포항 사장님은 물론이고 누구도 ‘덮죽’에 대해 독점적인 상표권을 가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포항 사장님이 나중에 출원한 ‘The 덮죽’은 특허심판원의 거절이유와 같은 이유로 거절되었습니다.

만일, 특허청의 거절이유가 그대로 적용되었다면 포항 사장님의 ‘The 덮죽’은 등록되었을 것인데, 특허심판원의 새로운 거절이유로 인해 완전히 반대의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현재 상황

덮죽 상표 검색화면

오늘 상표검색사이트(KIPRIS)에서 찾아보니 ‘덮죽’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는 없지만, 소문덮죽, 시소덮죽, 오므덮죽 같이 방송에서 나온 레시피는 상표등록이 되어 있고, 포항사장님의 브랜드와 결합해서 다양한 상표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특허심판원 심결로 인해 사실상 ‘덮죽’은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단어가 되었는데도, 심결 확정 후 3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덮죽’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제3자의 상표출원이 단 한 건도 없는 걸 보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덮죽 = 포항 사장님’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며

덮죽 상표사건은 단순한 상표권 분쟁이 아니라, 상표는 유명해진 뒤가 아니라 유명해지기 전에 확보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 사례입니다.

상표법은 기본적으로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보다 누가 먼저 출원했는지가 더욱 중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가 지나치게 유명해져 상품의 일반적인 명칭처럼 인식될 경우에는 오히려 상표의 식별력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상호, 브랜드명, 상품명을 정했다면 사업 규모와 관계없이 가능한 한 빠르게 상표조사와 상표출원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브랜드를 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상표는 사업이 커진 후에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권리입니다. 내 브랜드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면, 지금 바로 상표등록 가능성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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