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소와 다이소는 과연 유사 상표일까

상표권 침해 사례_’다사소’와 ‘다이소’

상표권 침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검토하는 것이 바로 상표의 유사 여부입니다. 즉 대비되는 두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일반 소비자가 시간과 장소를 달리하여 두 상표를 접했을 때 상품이나 서비스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합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 이러한 기준을 적용해서 상표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생활용품 판매점인 ‘다이소 DAISO ’와 ‘다사소 DASASO ’ 사이의 상표 분쟁입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다사소’와 ‘다이소’는 서로 유사한 상표이고 상표권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결한 사건입니다만, 과연 일반 소비자들이 ‘다이소’와 ‘다사소’를 실제로 혼동할까 생각해보면 반대의 결론도 가능할 것 같은 어려운 사건입니다.

상표권 침해 판단의 전제: 상표의 유사

상표권 침해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가 출처를 오인 혼동할 정도로 대비되는 두 상표가 유사해야 합니다. 따라서 상표의 유사 여부는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첫째는 외관입니다. 상표의 글자 수, 글자체, 색상, 도형 및 전체적인 시각적 구성이 비슷한지를 판단합니다.

둘째는 호칭입니다. 상표의 발음과 청감이 비슷한지를 살펴봅니다. 실제 거래에서는 소비자가 상표를 기억했다가 말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호칭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셋째는 관념입니다. 상표를 보고 떠올리는 의미나 이미지가 비슷한지를 판단합니다. 발음이 어느 정도 비슷하더라도 서로 전혀 다른 의미가 명확하게 인식된다면 비유사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외관·호칭·관념 중 하나가 비슷하다고 해서 반드시 유사상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정상품이나 서비스업의 종류, 수요자의 범위, 거래 방식, 기존 상표의 인지도 등 실제 거래 사정을 종합하여 출처 혼동 가능성을 판단해야 합니다.

‘다사소’는 어떻게 등장했을까?

다이소는 2001년경부터 ‘다이소’라는 명칭으로 생활용품과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사업을 운영했습니다. 이후 2012년경 경기도 용인과 서울 신촌 등에 ‘다사소’라는 생활용품 판매점이 등장했습니다.

‘다사소’는 “물건을 다 사세요” 또는 경상도식 표현인 “다 사소”를 연상시키는 명칭이었습니다. 다사소 측은 이 명칭을 사용하여 생활용품과 생활잡화를 판매하고 가맹사업도 추진했습니다.

그러자 다이소 측은 ‘다사소’가 자신의 등록서비스표인 ‘다이소’와 유사하다며 상표 사용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판결: “상표권 침해가 아니다”

흥미롭게도 1심 법원은 다사소 측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다이소’와 ‘다사소’는 모두 세 음절이지만 가운데 음절이 각각 ‘이’와 ‘사’로 분명히 다릅니다. 실제 발음도 ‘다-이-소’와 ‘다-사-소’로 구별됩니다.

관념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이소’는 우리말인 “다 있소”를 연상시키는 반면, ‘다사소’는 “다 사세요” 또는 “다 사소”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로고와 글자체 등 외관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1심은 두 표장의 전체적인 느낌과 외관·호칭·관념이 서로 다르다고 보아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일반 소비자의 감각에서 보면 충분히 수긍할 만한 판단이었습니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왜 판단을 뒤집었을까?

그러나 항소심은 1심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항소심은 두 상표의 첫 음절인 ‘다’와 마지막 음절인 ‘소’가 동일하고, 모두 세 음절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인 호칭이 유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두 업체가 생활용품과 생활잡화를 취급하고 상품의 품목 및 판매방식도 비슷하다는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무엇보다 ‘다이소’가 당시 이미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상표였다는 점이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자가 ‘다사소’를 보았을 때 전혀 별개의 상표로 인식하기보다는 다이소의 계열점, 변형 브랜드 또는 관련 업체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항소심은 다사소의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고 상표 사용을 금지하는 한편 손해배상도 명했습니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판단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아 다사소 측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사소’가 ‘다이소’의 상표권을 침해한다는 결론이 확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다216522 판결)

상표권 침해_다사소 다이소 사건경과

특허청 심사관도 처음에는 유사 상표가 아니라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다사소 측이 출원한 ‘다사소’ 상표가 심사 과정에서 출원공고되었다는 점입니다.

상표가 출원공고되었다는 것은 담당 심사관이 최초 심사 단계에서 특별한 거절이유를 발견하지 못하여 등록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잠정적으로 판단했다는 의미입니다. 적어도 최초 심사에서는 ‘다사소’가 ‘다이소’와 유사하여 당연히 거절되어야 할 상표라고 보지 않았던 것입니다.

다만 출원공고는 최종 등록결정과는 다릅니다. 출원공고 후 선행 상표권자 등은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고, 심사관은 이의신청 이유와 제출된 자료를 다시 검토하여 등록 또는 거절 여부를 결정합니다.

다이소 측은 ‘다사소’의 출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그 결정은 민사소송의 결론이 내려질 때까지 사실상 보류되었습니다. 이후 대법원이 두 상표의 유사성을 인정하자 다사소 측의 출원은 거절되었고, 반대로 다이소 측이 출원한 ‘다사소’ 상표가 등록되었습니다. <참조: 상표검색사이트>

일반 소비자는 정말 두 상표를 혼동할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일반 소비자가 과연 ‘다이소’와 ‘다사소’를 혼동할까요?

두 상표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차이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가운데 글자가 다르고, 발음과 의미도 구별됩니다. “다이소에 간다”와 “다사소에 간다”를 혼동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1심 법원도 비유사하다고 판단했고, 특허청 심사관도 출원공고까지 진행했습니다. 이는 두 상표가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유사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반면 상표의 유사 여부는 두 상표를 책상 위에 나란히 놓고 세밀하게 비교하는 방식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상표의 철자를 정확히 기억하기보다 막연한 인상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용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비슷한 형태의 매장에서 ‘다사소’라는 명칭을 접한다면, 다이소와 관련된 매장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너무 엄격했을까?

대법원의 판단은 유명 상표를 보호하고 소비자의 출처 혼동을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유명 상표와 한 글자만 바꾼 명칭을 동일한 업종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후발업체가 기존 브랜드의 신용과 인지도에 너무 쉽게 편승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두 단어의 외관·호칭·관념만 비교한다면 대법원의 판단이 다소 엄격하다는 반론도 가능합니다. 특히 ‘다이소’와 ‘다사소’의 가운데 음절은 분명히 다르고 각각 연상되는 우리말의 의미도 다릅니다. 실제로 1심 법원과 특허청 심사관이 처음부터 동일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어줍니다.

결국 이 사건의 결론은 ‘다사소’라는 문자 자체만으로 결정되었다기보다 다이소의 높은 인지도, 동일한 생활용품 판매업, 유사한 상품 구성과 판매방식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근거로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가 같으면 무조건 유사상표’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동일한 ‘다사소’라도 전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사용되거나 거래 상황이 달랐다면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마치며

다사소와 다이소는 과연 유사한 상표일까요? 법률적인 결론은 유사상표입니다. 그러나 상표 자체만 비교했을 때도 누구나 당연히 혼동할 정도로 유사한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이 사건을 상표 유사 판단의 대표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사례로 만드는 이유입니다

‘다이소’와 ‘다사소’ 사건은 상표의 유사 여부가 문자나 발음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상표의 인지도와 업종, 상품 구성 및 판매방식 등 실제 거래 사정까지 종합하여 판단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상표 자체만 놓고 보면 서로 다르다는 견해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법원은 현실적인 출처 혼동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상표를 정할 때는 명칭 자체의 차이뿐만 아니라, 선행 상표가 사용되는 업종과 거래 환경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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