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썸네일

플랫폼 사업자, 오픈마켓에서 짝퉁이 팔렸을 때의 책임은?

사례 : 아디다스 vs G마켓

2009년경, G마켓(당시 운영사 eBay Korea)에서 아디다스 위조 상품이 대량 유통되자 아디다스는 판매자를 문제삼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 사업자인 eBay Korea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이 사건이 바로 오늘날까지 플랫폼 사업자의 지식재산권 관리의무를 얘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아디다스 측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G마켓에서 지속적으로 위조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운영사는 이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적극적인 차단 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플랫폼 사업자도 상표권 침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법원판결 : 플랫폼 사업자는 일반적 감시의무가 없다

그런데 대법원(2012. 12. 4.자 2010마817 결정)은 아디다스의 신청을 최종 기각했습니다. 기각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픈마켓 운영자가 제공한 인터넷 공간에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상품 판매 정보가 게시되고 실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운영자에게 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린 배경에는,하루에도 수십 만건씩 등록되는 상품을 운영자가 일일이 사전 검열해 위조품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를 강제하면 오픈마켓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즉 대법원은 플랫폼 사업자의 포괄적·사전적 감시의무는 부정하였습니다. 운영자에게 모든 상품을 올라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검열하라는 요구는 과도하다는 결론입니다. 1심과 2심도 같은 논리였습니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 공방 사례

이후의 판례 흐름

그런데 위 대법원 판결은 포괄적 사전적 감시의무를 부정했을 뿐, 플랫폼 사업자의 모든 책임을 면제해 준 것이 아닙니다.

이후의 판례 흐름과 민법 제760조 제3항(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을 종합하면 플랫폼 사업의 책임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침해 사실을 얼마나 인식했고, 그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가 책임 판단의 핵심입니다. 

▶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부작위 방조)

   •    침해 신고를 받고도 삭제 없이 방치한 경우

   •    반복적인 위조품 판매자를 계속 입점 허용한 경우

   •    침해를 알면서도 수수료 수익만 취득한 경우

   •    알고리즘 추천으로 위조품 판매를 적극 노출·강화한 경우

▶ 책임이 부정되는 경우 (면책)

   •    침해 신고 즉시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경우

   •    동일 판매자의 재업로드를 차단한 경우

   •    판매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한 경우

   •    지식재산권 보호 시스템을 내부적으로 운영한 경우

실무의 대응 방향

이 사건 이후 대부분의 오픈마켓들은 ‘지식재산권 보호센터’와 권리침해 신고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다음과 같은 5단계 절차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    1단계: 상표권자·저작권자의 침해 신고 접수

  •    2단계: 플랫폼 내부 검토

  •    3단계: 판매중지 또는 게시물 삭제

  •    4단계: 판매자 소명 기회 제공

  •    5단계: 반복 판매자 계정 정지

특히 명품·운동화·화장품·캐릭터 상품 등 위조 빈발 카테고리에는 AI 자동탐지 기술이 적극 도입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비침해 소명 기준이 매우 엄격해졌다는 것입니다. 오픈마켓이 권리 비침해 소명으로 인정하는 자료는 사실상 ‘법원 판결문‘에 한정됩니다.

변리사나 변호사가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감정서를 제출해도 잘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식재산침해 신고상담센터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는 위조상품과 판매자를 신고하는 통합 신고센터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을 듯 합니다.

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

지재권 침해신고센터 화면

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의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권리별 침해 신고를 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 상표(위조상품)침해 신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제조/유통되고 있는 위조상품과 판매자
  • 특허 실용신안 침해신고: 특허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하는 행위
  • 디자인 침해 신고: 디자인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하는 행위
  • 영업비밀 신고: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
  • 부정경쟁행위 신고: 타인의 경쟁력에 편승하여 경쟁상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부정경쟁행위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특허침해 판단 방법상표 지정상품의 유사군코드에 대한 내용을 알고 계시면 좋을 듯 합니다.

향후 쟁점

과거에는 ‘단순 중개 플랫폼’에 불과하다는 플랫폼 사업자의 논리가 상당히 많이 인정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플랫폼은 다릅니다. 알고리즘 추천, 직접 광고 운영, 물류·배송 개입, 실시간 판매 데이터 분석, AI 필터링 기술 보유까지 플랫폼의 통제력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알고도 방치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방향으로 법리가 조금씩 이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의 DSA(디지털서비스법)는 플랫폼에게 훨씬 적극적인 관리의무를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도 전자상거래법 개정 논의 속에 플랫폼 책임 강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온라인 플랫폼에서 짝퉁이 판매되면 가장 직접적인 책임은 실제 판매자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플랫폼도 침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았거나, 상표권자의 신고를 받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반복적인 침해를 방치했다면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을 막기 위해 플랫폼의 신고·차단 조치의무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표권자는 위조상품을 발견하면 증거를 먼저 확보하고, 플랫폼 신고, 지식재산침해 신고, 민형사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Similar Posts